고등학교 2학년 버스를 타고 통학하던 때,
의정부 아리랑 약국 앞 버스정류장에서흘러나오는 노래!
"나 어떻게"를 들으면서 학교를 다녔던 80세대다.
언 28년이 되어 간다.
시골 할아버님 집 사랑방에 공부방을 차려 놓고
학교에서 돌아와 집안 일을 돕고 저녁을 먹고 노을이 어습프레 밀려오면
기타와 포크송 노래책을 들고 사랑방 마루에 걸터 앉아 책에 실린 노래를
다 부르고 하루를 마쳤던 기억이 새롭다.
그러던 즈음 어느덧 우리세대가 가요무대와 신세대 프로그램들 사이에서
안주할 곳이 없었던 차에 7080 콘써트 라는 프로그램이 생겼다.
정확하게 우리의 마음을 읽고 생겨난 프로였다.
200회 특집에서 7080세대에게 가장 의미있는 노래는 역시
"아침이슬" 이었다.
80년대 전두환 정권에서 노태우정권으로 넘어가는 시기.
민주화의 열망에 차 있던 젊은이들의 의기가 연세대 재학중이던
이한열 열사의 죽음을 계기로 폭발했다.
대학 3학년. 군 제대후 복학하여 자취생활을 하던 때,
시골에서 올라와 공부에만 열중하던 시절,
온 국민의 관심이 민주화에 쏠려 있었다.
드디어 100만명에 가까운 국민들이 서울시청앞에 모였다.
자취를 하던 친구와 같이 연세대의 모임에 참가하고
가두행진을 하며 시청앞으로 진군했다.
시청앞에서 집회를 하였고 마침내친구와 함께 시위대 선두에 서서
민주화를 열망하며 청와대를 목표로 일차 목표지점인
광화문 사거리를 향하여 진군하고 있었다.
광화문 사거리에 도달하자 모두가 한 목소리로 외쳤다.
"청와대로 가자!"
그 함성이 곧 민주화에 대한 열망이자 희망의 메세지였다.
체류탄이 시위대 중간쯤에 떨어졌다. 선두가 와해되자
곧 사방으로 흩어지면서 사방으로 체류탄이 떨어졌다.
주변에 체류탄이 떨어지고 가스가 목으로 넘어가자
아무생각이 없어졌다. 냅다 골목으로 도망쳤다.
경찰들은 골목으로 도망가는 시위대를 막지 않고 도망가도록
유도한다. 참다 못하여 포목점으로 들어갔다. 들어가자 마자
셔터를 내리고 숨을 골랐다.
한참을 지나 잠잠해질 즈음 밖으로 나가
버스를 타고 자취방으로 돌아 왔다.
다음 날, 629선언이 발표됐다.
민주화의 싹이 튼 날이었다.
모든 국민의 열망이 낳은 결과였다.
오늘날 가장 민주화된 나라중의 하나인 대한민국의재 탄생을 알리는 날이었다.
이런 때에 부르던 노래가 바로 "아침 이슬" 이었다.
노래만 들으면 왠지 이 날이 떠오른다.
감동과 함께.....